동네 언니가 맘카페에 올라온 산후도우미 추천 후기를 공유해준 덕분에 관리사님을 만날 수 있게 됐어요. 출산이 얼마 안남은 때에 신청을 해서 업체에서는 원하는 때에 관리사님 배정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었어요. 하지만 이 럭키맘은 조리원 나온 다음 날 원했던 관리사님을 배정받았답니다^^ 앞에 산모분이 연장을 고민하다가 안해서 제가 원하는 날에 오실 수 있게 됐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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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저희 집은 진짜 냉장고 열면 먹을 것도 없는데 묵은 식재료로 가득한 그런 집이에요..ㅎㅎ 관리사님이 떠나신 지금은 냉장고에 여유가 생겼고, 정리도 싹 되었답니다. 냉장고 스캔하셔서 냉장고 파먹기 제대로 해주셨어요. 냉동실에 잠자던 각종 생선, 전복, 조개, 꽃게 등.. 시댁, 친정이 다 바다 쪽 분들이라 해산물을 많이 주셨는데 전 해산물 싫어해서 진짜 못 해먹거든요ㅠㅠ 관리사님이 다 꺼내서 해물탕, 봉골레, 해물수제비, 바지락국, 생선구이로 탄생시켜 주셨어요!! 생선은 먹기 편하게 살만 싹 발라주시구요~ 친정엄마 보는 줄ㅠㅠ 제가 먹기 전에 사진 찍는 스타일이 아니라 사진을 많이 못 찍어둔 게 아쉬워요.

코스트코에서 LA갈비 한 팩 사와서 양념 부탁드렸는데 진짜 맛있는 거에요. 첫째가 너무 잘 먹어서 두고두고 먹겠다고 2.5kg짜리 3팩을 사서 다시 부탁을 드렸어요..ㅋㅋ 김치통으로 한 통 가득 나오더라구요^^

마지막날은 부탁드린 카레를 한 솥 끓여주고 가셨어요~ 마지막날엔 원하는 거 이것저것 해주고 가신다고 다 말하라고 하시고.. 산모를 진짜 많이 생각해주시는 분이셨어요. 덕분에 이번 주까지는 먹거리 걱정없을 것 같아요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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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에 항상 일찍 와주시고, 오시면 아침인사로 밤새 애썼다고 격려해주셨어요. 관리사님 오시면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.. 나와서 뭐 좀 하려고 하면 산모는 들어가서 쉬라고 얘기해주시는데 그런 말 들을 때마다 '아 나 쉬어야 할 때구나. 쉬어도 되는 존재구나.' 스스로 위하게 되더라구요. 정말 엄마처럼 걱정해주셨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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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시면 마스크 교체, 환복하시고, 아침 안먹었으면 간단히 챙겨주시고, 밤새 나온 젖병 싹 소독해주신 다음 애기랑 놀아주다가 거실과 안방, 첫째 방 청소해주신 다음 애기랑 다시 놀아주시다 점심 챙겨주시는 게 오전 루틴이었어요. 점심시간 까지는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시더라구요. 오후에 잠깐 짬 나면 숨 돌리시고, 애기 깨면 애기랑 놀아주시고, 목욕시키시고, 큰애 식판 닦아주시고, 저녁 먹을 것 해놓으시면 오후일과도 어느정도 마무리됩니다. 첫째가 낯만 안가리면 등하원도 해주셨을 텐데 큰 애가 마지막까지 허락을 안하네요ㅋㅋ 이런 불효자..

​그리고 애기를 정말 예뻐해주세요. 애기한테 따뜻한 말 정말 많이 해주셨고, 동요 불러주고, 책 읽어 주면서 잘 놀아주셨어요!! 와~ 갓난아기 안아줄줄만 알았지 저렇게 놀아줄 수 있구나 큰 배움을 얻었답니다^^ 애기 돌보는 내공이 장난아니신 게 느껴져요. 관리사님 발성이랑 톤이 딱 유치원 선생님 같아서 귀에 팍팍 꽂히는데 방에만 있어도 밖에서 뭐 하는지 다 알 수 있어요. 관리사님과 신뢰가 생기니 애기 맡겨놓고 외출도 할 수 있게 됐어요. 마사지 받고 오고, 산부인과 다녀오고, 신랑이랑 결혼기념일 데이트도 다녀왔어요. 외출해서 나가있을 때면 애기 걱정되고 궁금할 거라고 시시때때로 사진과 문자를 보내주셔서 완전 안심! 매일 찍은 사진으로 마지막에 영상을 만들어 보내주셨어요. 울 애기가 첫날보다 부쩍 큰 걸 느끼며 애기를 바라보는 관리사님의 사랑어린 시선도 함께 느꼈다죠^^ 감동의 정점은 매일 적어주신 일지에요. 체온, 수유, 배변 등의 내용과 함께 짤막한 일기도 적혀있는데 엄마도 아닌 분이 어쩜 이렇게 예쁘게 울 애기를 바라봐주실까.. 싶었어요.

4주 동안 관리사님께 정말 감사했습니다. 관리사님 다녀가시면 집안일이 마무리 되어 있고, 저녁에 먹을 밥과 반찬이 준비되어있는데 친정엄마가 왔다 간 느낌에 가슴이 따뜻하고,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.